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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기록

역사의 쓸모_최태성

 

역사를 왜 알아야 하는가에 대해 의문을 품었었다. 지금 살아가는 현실의 것들에도 꼼꼼히 관심을 쏟기 힘든데 이미 지나간 것들을 왜 암기하고 있어야 하는가, 한국사를 모른다는 이유로 질타를 받는 연예인을 보며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이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지만, 역사에 대한 편협한 관점은 이 책 덕분에 바로잡혔다.

 

역사의 목적은 그 자체를 아는 것에 있지 않다. 지금의 세상은 이전 세상의 사람들이 더 나은 세상, 조금이라도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온 결과이다.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를 몇 문장의 글로 접하지만 그들에게는 눈앞의 현실이었고,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고민 가득한 사람들이었다. 자신을 위해서라면 더 편한 길을 선택했을 수도 있지만 그들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모른 척하지 않고 눈앞의 불합리에 분노했다. 만약 그들이 모른 척했다면, 혹은 분노할 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우리에게 지금 당연한 모든 것들이 당연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역사를 공부하는 목적은 여기에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수히 많은 선택의 갈림길을 마주한다. 우리는 모두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가기에 어떤 선택이 더 좋은 미래를 만드는가에 대한 고심이 선택을 어렵게 한다. 그러나 만약 우리의 눈앞에 나의 미래가 걸린 길과 모두의 미래가 걸린 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닥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역사는 그들의 선택을 후대에 알리기 위해 기록된다. 역사의 역할은 선택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무수히 많은 선택들을 기록하는 것에 있다. 우리는 이제 그들의 선택이 가져온 결과를 알 수 있게 되었고, 한 사람의 선택이 절대 사소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렇다면 나는,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모두가 자신만의 행복을 위해 살아간다면 누군가는 필연적으로 불행할 수 밖에 없고, 그 누군가는 내가 될 수도 있다. 누구나 선택의 순간에 조금 더 현명한 선택, 올바른 선택을 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결과는 아무도 모르지 않나. 그렇다고 해도, 우리에겐 역사가 있다. 조금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 고민했던 지난 세상의 사람들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있다. 

 

 

 

서른 살 청년 이화영이 물었다.

"한 번의 젊은 나이를 어찌할 것인가"

눈을 감는 순간 예순여섯 노인 이화영이 답했다.

예순여섯의 '일생' 으로 답했다.